큐세히와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보고왔다.

 

8시 영화였는데, 7시 56분에, 4자리 남은 상태에서 겟!

 

메가박스 1+1을 해준다는 T 커플 카드를 만들어놓고, 큐세히와 내 행동반경 내에 메가박스가 없어서

 

그동안 한 번도 혜택을 보지 못했었는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혜택을 받았달까?!

 

큐세히는 책 읽는걸 워낙 좋아해서, 원작 소설이 재밌었다며 이 영화도 보고싶다고 했었는데,

 

보고싶던 영화를 적절한 타이밍에, 할인까지 받고(둘이 9000원!) 보게 되어서 뭔가 성취감을 느꼈다 히히

 

아무튼 후기를 얘기하자면,

 

일단, 사람들의 '스포일러'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에,

 

미리 얘기하자면 결말을 뺀 약간의 줄거리와 감상을 언급하게 될 것 같다.

 

 

 

 

우아한 거짓말은 '왕따'에 대한 이야기이다.

 

왕따를 당하다가 못견뎌 자살한 '천지'와, 천지의 자살 이유를 파헤치는 가족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죄책감이 주된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큰 반전 없이 잔잔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코믹한 묘사는 무겁고 심각할 수 있는 영화 분위기를 가볍게 해준다.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준 느낌' 이랄까?!

 

 

김희애는 9년 전 남편을 사고로 잃고 혼자 생계를 꾸리느라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스스로에게,

 

언니 만지는 동생의 '신호'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천지의 왕따를 주도했던 화연은, 천지의 자살 이후 은근히 왕따에 동조했던 다른 급우들로부터 도리어 왕따를 당하며,

 

자살한 천지를 그리워하는 '빙그레 썅년' 스타일의 묘한 캐릭터 이다. 

 

영화에서는 '왕따'가 얼마나 나쁜 행동인지, 왜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되는지 보다는, 이로 인해 왕따를 당하는 본인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도 얼마나 상처입게되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은듯 하다.

 

 

영화를 보면서 재미있었던건, 자매로 나온 '천지'와 '만지'가 정말로 닮았다는 점...

 

괴물에 나왔던 고아성이 '천지'인줄 알았는데, 그게 만지였더라... 시간은 빠르고 아이들은 쑥쑥 자란다...

 

엄마 역할로 나온 김희애는, 아마 '꽃보다 누나'의 힘이었을까?!  한동안 활동이 없던걸로 알고있었는데 갑자기 주연으로

 

영화를 찍은걸 보면... 안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역할 자체가 누가 해도 어울릴법한 배역이었기에, 오히려 좀

 

'고급스러운'?! 느낌의 얼굴이 어색하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의아했던건 유아인의 비중이 워낙에 적었던 점인데,

 

원작에서는 유아인도 천지의 '비밀 유서'를 받는 비중있는 인물 중 하나로 나오는걸로 알고있는데,

 

영화에서는 그냥 천지가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편한 타인'정도로만 나온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분량(시간)'적인 면에서 적당히 조절한 게 아닐까 싶다.

 

 

이런 평가를 함부로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잘 만든 영화는 아닌 듯 싶다.

 

물론 이런 잔잔한 가족드라마 같은 영화를 임팩트 있게 만들어낸다는건 어려운 일이지만,

 

이 영화가 어느정도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건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마치 '잘 만든 대학교 졸업작품'같은 느낌이랄까?

 

군더더기가 너무 많은데다가,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가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으며, '숨구멍' 기능의 코믹함도, 조금 '올드'한 느낌이다. 기법이 유치하달까...

 

유머를 좀 자제하고 과장되지 않게, 자연스럽게 녹여내든지,

 

아니면 오히려 '아주 무거운 분위기'로 끌어나가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연출 측면에서도 군더더기 장면들을 줄이고 유아인과 성동일의 비중, 그들의 인과관계를 더 살려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마도 '원작 있는 작품'이 갖는 한계였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편집이랑 촬영은 깔끔하게 참 잘한 것 같다. 실력있는 분들이구나... 싶었다.

 

물론 내가 찍은 영화는 영화제에서 입상도 못했으면서, 프로 감독 영화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우습지만,

 

뭐랄까, 장기 훈수두는 느낌이랄까... 그냥 내 생각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큐세히의 '사실은 나도 왕따 가해자였다'는 고백을 듣고나서,

 

과거 학교다닐때 보았던 왕/은따 친구들과, 왕따 경험을 갖고 있는 주변인들을 떠올려 봤을때,

 

'왕따 당하는 애들은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에 이유 없는 일은 없기에, 물론 '왕따'가 된 아이들에게는 이유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 자기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내는게 죄악이란걸 알기에, 싫은 사람에게 싫은 티를 잘 내지 못하지만,

 

아이들 때에는 그런게 있나... 그냥 드러내는거지 싫은걸.

 

그 '싫음'의 이유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의 싫음이 타인들에 의해 정당화 될 때' 왕따라는게 생기는게 아닐까 싶다.

 

학창시절에 왕따의 피해가 더 큰 이유는, '벗어날 수 없음'에 있을 것이다. 학교는 '폐쇄적인 사회' 이니까.

 

그 '싫음의 공감대, 분위기'를 벗어나서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을 찾아갈 자유가 학생에게는 없기에,

 

자살로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거겠지...

 

 

싫음은 '감정'이기에 어떤 경우 정말 아무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면,

 

영화의 천지 처럼 '혼자 순진한척 하는게 재수없어서', 즉 천지가 남들과 어울리지 않고 자기만의 세계를 갖는걸

 

남들이 싫어한다는걸 천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면, 그래서 남들을 완전 무시하고 내스타일의 삶을 살 결심을 하거나,

 

아니면 남이 나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고, 이를 원만히 조화할 수 있다면, 그런 유연성과 약간의 사교성이 있다면,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게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말은 쉽지만...

 

그리고 이건 나쁜 얘기지만, 사람들이 싫어하는데에는 70~80%는 이유가 있다. 그걸 본인만 몰라서 그렇지...

 

아무튼 그러하다.

 

영화 소개에서 너무 멀리 온 듯 하다.

 

결론적으로 영화 소재는 나쁘지 않지만, 아쉬움이 많은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C+ ~ B- 를 주고싶다.

Posted by catiny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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