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다 수 십 개씩 있는 커피 전문점들이 다들 먹고 사는 걸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이 어머어마 하구나 하고 느낍니다.

 

요즘은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아졌고, 커피를 즐기는 인구 자체가 많아진 만큼

 

기존의 믹스커피 (맥심 모카골드?! ㅎㅎㅎ)의 달달한 맛에서 벗어나 쌉쌀한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즐기시는 분들도 많아졌는데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그 맛을, 도대체 그 쓴 걸레 짠 물 같은 꺼먼걸,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냐?' 하며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제 주변 친구들 중에도 줄창 스타벅스에 다니고 텀블러를 사 모으면서도 아메리카노는 보기만 해도

 

인상을 찌푸리는(그러면서도 그린티 프랍에 샷을 꼭 추가해 먹는;;;),

 

자칭 타칭 '초딩입맛'인 친구가 몇몇 있는데요, 왜 쓰디쓴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먹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들을 위해서 글을 남깁니다.

 

 

 

 

보통 커피전문점의 커피는 이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집니다. 아메리카노는 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부어 만드는, 그러니까 '희석 에스프레소' 인데요, 아메리카노 뿐만 아니라 많이들 드시는

 

카라멜 마끼아또, 카페 모카, 카페 라떼 와 같은 달달한 커피 역시도 모두 에스프레소가 들어갑니다.

 

 

 

에스프레소는 '1샷'에 30ml (1oz 라고 하죠 1oz = 30ml) 의 용량인데요, 여기다 물을 잔뜩 부은

 

아메리카노도 써서 못먹겠는데... 생각하시면 이건 얼마나 쓸까?! 후덜덜 하죠...

 

'그럼, 도대체! 쓴걸 왜 먹는거야?! 혹시 쓴 맛도 매운맛처럼 중독성이 있어서, 먹다보면 자꾸만

 

먹고 싶고, 돌아서면 생각나고 그러는건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상식적으로

 

'무작정 쓴 맛만 난다면' 변태 아니고서야 누가 이걸 먹을까요...

 

쓴 맛을 뒤로 보내고 맛을 느껴보면, 에스프레소의 맛은 정말 풍부합니다.

 

뭐라 말하기 애매한,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과장을 잔뜩 섞어서 세상의 모든 맛 중 한 반 정도는 여기 섞여있는 듯한 느낌?!

 

그래서인지 와인 공부하시는 분들이 와인에서 맡을 수 있는 향들을 '아로마 키트'로 만들어 분류하듯,

 

커피 역시도 '아로마 키트'가 존재합니다. 이 키트 중에는 '꿀, 감자, 다크 초콜릿, 지푸라기, 흙, 레몬' 

 

등등 전혀 예상치 못한 향들도 존재합니다. 

 

(왜 맛 이래놓고 향이냐?! 한다면, 결국 맛은 향과 함께 오는거니까요... 코를 막고 양파를 드셔보시면

금방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실거에요 ㅎㅎㅎ)

 

 

 

하지만 우리는 역시 동물인지라,

 

쓴 맛을 아무리 뒤로 보내보려 해도 너무나도 쓰기에...ㅠ 다른 향이건 맛이건 느낄 새가 없습니다.

 

쓴 맛에 취해서 얼른 뱉어버리거나 삼켜버리고 싶은 마음만 드니까요...

 

결국 '쓴 맛을 감수하고!' 그 뒤의 보물같은 향기를 음미해야 하지만 그러기에 쓰다는 고통은 쉽게

 

적응이 되지를 않죠...

 

그래서 사람들은 에스프레소에서 쓴 맛을 줄이고 풍미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은 '에스프레소 꼰빠냐' 라는건데요 에스프레소 위에 휘핑크림을 얹은거에요

 

강한 에소의 맛을 좀 누그러뜨리고, 크림의 풍미를 더하는거죠

 

혹은 에소에 투게더 같은 '아이스크림'을 띄워 '아포가토'를 만들어 먹기도 하구요

 

사실 아메리카노 나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음료 역시도 이 '에스프레소'의 풍미를 좀 더 색다르고

 

다양하게 즐기기 위한 여러 시도 중 한가지에요. 결국 '달달해서' 먹는 음료들 역시도 기반이 되는

 

'에스프레소'가 맛이 없다면 암만 달아도 제맛이 나지 않고 맛없는거죠...

 

그러므로 결국 '커피는 먹지만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는 써서 못 먹겠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실은 커피 맛은 다들 알고 계시는 겁니다. 이 커피에 들은 에스프레소가 풍미가 있다 없다를 이미

 

구별할줄 아시는다는거죠! 다만 그 풍미를 '농축'시켜 놨을 때! 그 강렬함을 못견뎌 하시는 것 뿐입니다.

 

 

사실 저는 스물 한 살 때 처음 에스프레소를 마셔봤습니다. 원래 커피는 질색을 하고, 하다못해

 

믹스커피도 잘 먹지 않을 때 였는데, 어느날 학교 선배가 할 얘기가 있다고 커피숍에 데려갔더랬죠.

 

처음 커피숍에 가서 도대체 메뉴판에 써있는게 뭐가 뭔지도 모를 때, 얻어먹기 미안해서 고른게

 

에스프레소 였습니다.( 제일 쌌으니까요... 어허허...)

 

제가 에스프레소를 고르자 그 선배는 '에스프레소 마셔본적 있냐?'며 물었고, 저는 창피해서

 

'그럼요! 좋아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선배는 '커피 맛 좀 안다'며 에스프레소 2잔을 시켰는데,

 

그날 온종일 그 때 마신 에스프레소가 잊혀지지 않더라구요...

 

보통은 달달한 커피부터 시작해서 종착역이 에스프레소 라는데, 저는 반대로 시작한거죠...

 

 

 

에스프레소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 중에는 보통 이런 가게에서 에소를 마셔보신 분들이 많을텐데,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마 제가 처음 갔던 커피숍이 이런 곳이었다면, 어쩌면 저는 여전히

 

'쳇 커피 따위...' 하며 지내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소는 커피의 '액기스'이니 만큼 원두의 상태와 로스팅 정도, 그리고 로스팅 후 보관 기간에 따라

 

맛 차이 상당한데요, 보통 전문점들은 보관기간이 오래된 원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래도 풍미가 덜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개인 커피숍이 다 맛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요,

 

(오히려 어떤 개인 커피숍은 이런 획일적인 맛을 내는 전문점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운이 좋았던거죠...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당시 가게 사장님이 인근에서 커피 맛있게 만드시기로 유명하신 분이더군요)

 

그럼 모 어쩌라는거냐... 맛있는 커피집이 도대체 어디냐? 나는 이런데 커피가 맛좋다 그냥 쓴게싫은거다

 

하시는 분들을 위한 팁이라면...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잔뜩 넣어 드셔보세요! (농담 아니에요 ㅎㅎㅎ)

 

사실 에스프레소의 경우도, 쓴 맛을 줄이고 맛있게 먹는 '보편적인 팁'으로

 

'설탕 3개'를 까 넣고, 휘젓지 않고 녹기를 기다렸다가 마시는 방법이 있는데요,

 

녹아서 아래에 깔린 설탕이 쓴 뒷맛을 달달하게 커버해준다고 합니다.

 

주로 유럽에서는 에소를 이런 식으로들 마신다고 합니다.

 

 

사실 굳이 쓴고 맛 없다고 여겨지는걸 억지로 구태여 마실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새로운 맛의 즐거움을 느껴 보실 수 있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랄까요...

 

하지만 커피를 드시는 분이시라면, 굳이 억지로 쓴 커피를 마시려 하지 않으셔도, 어느새인가

 

에스프레소를 홀짝홀짝 하는 스스로를 만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어느날 갑자기 '찐~한게' 땡기는 날이 한 번 오면, 어느새인가 그렇게들 되더라구요... ㅎㅎㅎ

 

Posted by catiny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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