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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05 식목일 특집! 튤립 튤돌이의 성장과정

 작년인가 이마트에서 튤립을 한 화분 사왔습니다.

 

2000원인가 하는 가격이었는데, 처음에는 다 자라서 이제 꽃만 틔우면 되는 단계였죠.

 

'열심히 돌봐서 꽃이 피면 우리 큐세히 선물로 줘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제가 없는 사이 같이 지내던 형이 화분에 물을 넘치도록 주는 바람에 튤돌이는 시들시들 하다가

 

그냥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화분을 버릴까 하다가 '튤립은 구근 식물이라 구근만 캐내면 다음해에 또 키울 수 있다'는 글을 보고

 

그래 혹시 모르니까 구근은 보관해두자 하고 책상 어딘가에다가 쳐박아 두었었죠.

 

그런데 어느날 책상을 보니 튤돌이가 이렇게 됐더군요

 

 

저때 저는 그 생명력이 진심으로 감동받았습니다.

 

햇볓도 잘 안들고 돌봐주지도 않았는데, 양분이 부족해 꽃도 못 틔우고 시들어버린 녀석이 어떻게

 

새싹의 틔울 생각을 했는지... 짠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때 화분 채 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내가 생명 하나를 살렸구나 하는 뿌듯함도 느꼈습니다.

 

 

얼른 안쓰던 화분 하나를 구해왔습니다.

 

 

거기에 튤돌이를 심고, 이 소식을 들은 큐세히가 가져다준 영양제를 꽃아두고는

 

'이번에는 절대로 시들지 않게 해야지!' 하는 마음에 물 주지 말라는 포스트잇도 붙여서

 

햇볓이 잘 드는 창가에 튤돌이를 놓아주었습니다.

 

 

영양제를 다 맞고 나니 누렇던 튤돌이가 점차 초록으로 돌아오더군요.

 

 

튤돌이는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자랐고, 저는 이게 얘가 죽은건가? 구근은 쉽게 썩는다든데,

 

또 구근이 썩은건가? 하고 얼마간 방치 아닌 방치를 해 뒀습니다.

 

2~ 3일에 한 번 씩 물만 줬거든요.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조금씩 튤돌이의 이음매가 벌어지더니

 

 

어느날인가 이음매가 완전히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튤돌이의 옆구리에 조그만한 혹 같은걸 발견! (상처 아래에 초록색 점 같은거요!)

 

이게 몰까, 여기서 또 싹이 나는건가? 했더니

 

 

얘가 조금씩 자라나서 잎의 형태를 만들더라구요.

 

뭐랄까, '튤돌이의 몸에 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랄까요?! ㅎㅎㅎ

 

 

두 잎 모두 조금씩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자라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자라던 어느날, 자라던 잎들 사이에서 새로 나는 또 다른 새로운 잎을 발견! 

 

 

 

그리고 이건 현재의 튤돌이의 모습입니다. 정말 많이 컸죠?

 

그 쪼그맣던게 어느새 이렇게 자랐는지... 구근 상태로 있을때는,

 

이러다 그냥 어느날인가 나도모르게 그냥 쓰레기통으로 가겠지... 했었는데,

 

정말로 몰랐습니다. 이렇게 다시 살아날 줄은요...

 

사실 튤돌이에게 미안한건, 전혀 제대로 보관해 주지 않아서 어릴때 이렇게 상처가 난거였는데요

 

이것때문에 튤돌이 죽는거 아닌가... 조금 근심걱정 했었는데, 이음매가 삭 벌어지고 나니

 

잎에 구멍이 작게 뽕 뚤렸더라구요 ㅎㅎㅎ  별로 큰 상처가 아니었구나 싶어 다행이었어요.

 

사실 저는 식물 기르기에 전혀 관심이 없고,

 

스스로 어떤 식물을 데려와서 길러보는건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동물 기르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네요.

 

무언가가 자라나는걸 본다는건 즐거운 일이구나... 이런게 부모의 마음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튤돌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나서, 어느새 꽃을 활짝 틔워서,

 

우리 큐세히한테 데려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catiny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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